현대과학과 문화 2

경계와 은총, 닫힌 체계와 열린 틈새 사이

인간 사유의 여정은 언제나 경계 위를 걷는 일이었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은 구분하고 체계화하며, 정리하고 나누어왔다. 그러나 그 경계가 어느 순간 너무 견고해질 때, 인간은 자기가 만든 체계 안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경계는 원래 초월을 지시하는 틈새였으나, 점차 그것이 닫히고 단단해질 때, 은총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중세 스콜라 신학의 거장, 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연과 은총의 통일된 조화를 바라보던 고대-교부 전통에서 벗어나, 이 둘 사이의 구분을 시도했다. 이는 자연의 고유성과 이성의 질서를 긍정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구분은 은총의 초월성과 자유를 제약하고 말았다. 본래 자연과 은총은 조화롭게 서로를 해석하고 드러내는 관계였다. 그러나 구분하는 순간, 은총은 ..

'유신 진화론'에 대한 합신 교수들의 입장 / 송인규 교수의 사과문

‘유신 진화론’에 대한 합신 교수들의 입장 유신 진화론은 현대 과학의 이론이 가정하는 진화론의 틀에 따라서 창세기 1장을 해석한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이론이 가정하는 진화론의 틀이란 하나의 가설일 뿐 확정된 진리가 아니며, 그 가설을 따라 "하나님의 창조"를 주장하는 시도는 오류이다. 유신 진화론을 받아들일 경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한다. (1) 이분법의 오류: 유신 진화론은 성경을 단지 주관적 의미와 목적만을 말하는 것으로 보며, 객관적 사실은 과학이 말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신학적 사실과 의미조차도 성경의 정당한 해석에 근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진화론적 범례를 따르는 과학을 기초로 설명한다. (2) 이중진리의 오류: 유신 진화론은 동일한 진리가 한 편으로는 성경의 증거로, 다른 한편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