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 정치

말씀 안에서 품격 있게 다스리는 교회, 권징과 정치의 본질

소박한 나그네 2025. 4. 9. 08:35

 

교회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기능적 효율성이나 제도적 완결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말씀에 기초해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이 점에서 교회 권징과 교회 정치는 오해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먼저, 교회 권징은 범죄자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권징은 회복을 위한 것이다. 죄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로 세우고, 그 안에서 개인이 다시 복음 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세상의 법은 위법행위에 대해 처벌을 가함으로써 사회 질서를 지킨다. 하지만 교회 권징은 죄를 드러내고 단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사람을 회개로 이끌고 다시 교회 공동체 안으로 품어주기 위한 과정을 포함한다.

이와 같이 교회 권징은 엄정함과 동시에 회복의 복음적 정신을 품어야 한다. 죄를 모른 척해서도 안 되지만, 처벌이 목표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사랑 없는 단호함은 율법주의에 머무르고, 기준 없는 관용은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죄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단호해야 하지만, 그 사람을 향한 태도는 회복을 위한 인내와 은혜로 가득해야 한다.

또한 교회 정치 역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 정치는 단순한 기능이나 행정 시스템이 아니라, 말씀의 집행이다. 교회는 인간의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아래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정치의 목적은 ‘운영’이 아니라 ‘순종’이다. 이 점에서 교회 정치의 모든 결정과 행위는 ‘말씀에 합당한가’라는 질문 앞에 서야 한다.

교회 정치가 말씀에 기초해 작동할 때, 그것은 교회의 평안과 질서를 지키는 고귀한 도구가 된다. 목회자의 권위를 보호하고, 교인 간의 관계를 바로 세우며, 교회의 영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교회 정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집행되는가이다.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세우는 도구이기에, 교회 정치는 품격 있게 시행되어야 한다. 사람을 억누르는 권력이 아니라, 질서를 세우는 섬김이어야 한다.

특히 죄와 관련된 사안에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말씀 앞에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행정적 처리에 있어서는 사안의 맥락과 상황을 고려한 지혜가 요구된다. 같은 잘못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 회개의 진정성,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교회는 법정이 아니다. 정의와 은혜 사이에서, 질서와 사랑 사이에서 늘 긴장하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결국, 교회의 권징과 정치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되, 사람의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잃지 않아야 한다. 규율을 바로 세우되, 그 과정에서 공동체와 목회자의 평안을 지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평화로워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진짜 평안이 아니다. 참된 평안은 진리를 따르되 사랑 안에서 시행될 때 이루어진다.

교회는 세상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말씀으로 세워지고, 은혜로 다스려진다. 권징도 정치도 모두 그 틀 안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교회는 질서와 생명을 함께 품은,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