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여운/수상록

고운 음성과 사랑을 노래하며 음악을 잘하는 선생

소박한 나그네 2015. 4. 1. 13:16


욥의 친구 소발이 욥을 힐난하면서 지적한 내용 중 "말이 많은 자"에 대해서 표현했다.

바울이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할 때 그곳 사람들이 바울을 일컬어 "말쟁이"(spermologos)라고 비하했다(행17:18). 새가 모이를 쪼아 먹을 때 재잘 거리는 시끄러운 소음을 가리킨다. 무익하며, 내용도 없이 소음에 불과한 소리, 귀를 씻어내고 싶은 불쾌한 언사들...

그러나 에스겔서에는 이보다 더 가증스러운, 이와는 비교되지도 않는 말의 죄가 소개되고 있다.

33:30-32 "30 인자야 네 민족이 담 곁에서와 집 문에서 너에 대하여 말하며 각각 그 형제와 더불어 말하여 이르기를 자, 가서 여호와께로부터 무슨 말씀이 나오는가 들어보자 하고 31 백성이 모이는 것 같이 네게 나아오며 내 백성처럼 네 앞에 앉아서 네 말을 들으나 그대로 행하지 아니하니 이는 그 입으로는 사랑을 나타내어도 마음으로 이익을 따름이라 32 그들은 네가 고운 음성으로 사랑의 노래를 하며 음악을 잘하는 자 같이 여겼나니 네 말을 듣고도 행하지 아니하거니와"

율법 선생들을 일컬어 하시는 말씀이다. 단순히 말이 많은 "말쟁이"가 아니다.  "그 입으로는 사랑을 나타내어도 마음으로 이익을 따름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이익"(베차)으로 사용된 말은 "폭력에 의한 취득, 불의하게 탈취한 이익"이란 뜻을 함유하고 있다.  "삯꾼"이다. 고도의 언어적 사기와 위선, 내밀한 불의이다.  말로 업을 삼고 있는 사람들이 범할 수 있는 위선의 죄다.  근사한 말로 청중을 압도하고 사로잡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32절은 "사람들은 선생의 고운 음성으로 사랑을 노래하며 음악을 잘하는 자 같이 여겼다"고 한다. 그의 말재주에 매료되고 마음을 빼앗길 만큼 넋을 잃고 들을만큼 사람들의 귀를 미혹하는 재주를 부리고 있음을 말한다.  설교자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전도서 5:2는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고 명한다.

말하는 자가 듣기 좋은 말을 할 것인가, 들어야 할 말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나 기호, 특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신앙의 본질에서 유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