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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진화론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은 무엇인가?

소박한 나그네 2011. 3. 29. 17:39

아래의 글<글 1>은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에 대하여 지난해 송인규 교수의 강의안이고,... 두 번째 글<글 2>은 이 강의안에 대한 해명성 글로서 개혁신보에 게제된 동일 저자의 글이다.

<글 1> ==============================================

그리스도인은 진화/진화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I. 서론

(1) 이 주제를 다루기가 쉽지 않은 세 가지 이유

(i)“진화”라는 용어의 다의성(多義性).

(ii)전문가들이 이해하는/주장하는 진화론과 문외한의 입장에서 가진 피상적 지식 사이의 커다란 간극(gap).

(iii)“진화,” “진화론”에 대한 편견/오해/거부 반응.

(2) 이 강좌의 목표

(i)상기한 어려움을 다소 완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함.

(ii)“진화,” “진화론” 및 연관 주제에 대해 좀 더 양식(良識)을 갖추고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도록 도움.

(iii)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입장을 견지/선택해야 하는지 길라잡이 노릇을 함.

 

II. “진화”의 의미와 용법

(1) 용어의 구별에 따른 의미

(i)진화(進化, evolution).

①사물 특히 생명체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현상이나 사태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생물」 생물의 종 및 상위의 각 종류가 과거로부터 현재에 걸쳐 점차 변화되어 온 과정. 즉 생물이 일정한 조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도태되어 점차 간단한 것으로부터 복잡한 것으로, 하등한 것으로부터 고등한 것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종류의 다양화와 환경에 의한 적응에 의한 형태, 기능, 행동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4 The development of an animal or plant, or part of one, from a rudimentary to a mature state; c A process by which different kinds of organism come into being by the differentiation and genetic mutation of earlier forms over successive generations, viewed as an explanation of their origins.”

(ii)진화론(進化論, evolution/evolutionism).

①진화 현상에 대한 체계적 연구 혹은 그러한 학문 분야를 지칭하는 말이다.

“「생물」 생물의 다양성이나 적응성이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변화되거나 전개되어 온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 19세기 후반에 다윈에 의해 제창되어 모든 과학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The theory of evolution; evolutionary assumptions or principles.”

(iii)다윈주의(Darwinism).

①생물의 진화와 관련한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의 이론으로서, 생물 진화론의 한 분야이다.

“「생물」 영국의 찰스 다윈이 생물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세운 진화의 작용 원리나 구조에 대한 학설. 진화를 일으키는 세 가지 요인은 변이, 유전, 생존 경쟁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The biological theories of Charles Darwin concerning the evolution of species.”

“The term ‘Darwinism’ has both a narrow and a broad meaning. In the narrow sense, it refers to a theory of organic evolution presented by Charles Darwin(1809-1882) and by other scientists who developed various aspects of his views; in the broad sense, it refers to a complex of scientific, social, theological, and philosophical thought that was historically stimulated and supported by Darwin's theory of evolution. Biological Darwinism -- the first sense -- was the outstanding scientific achievement of the nineteenth century and is now the foundation of large regions of biological theory. Darwinism in the second sense was the major philosophical problem of the later nineteenth century. Today, Darwinism no longer provides, the focus of philosophical investigation, largely because so much of it forms an unquestioned background to contemporary thought.”

(iv)진화주의(進化主義, evolutionism).

①다윈의 진화론에서 비롯된 “발전”(progress), “적자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 등의 개념이 다른 영역이나 현상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되어 산출한 여러 가지 이론이나 설명 체계를 뜻한다.

a.이스라엘의 신 관념이 “부족 신”(tribal god) --> “일신교”(一神敎, henotheism) --> “유일신론”(唯一神論, monotheism)으로 발전되었다고 보는 견해는, 종교 현상에 발전의 개념을 도입한 예라 할 수 있다.

b.사회 진화론(social Darwinism): “The theory that society is a state of struggle for existence in which the fittest (strongest) wins. The strongest is characterized by egoism, ruthlessness, competition, ambition, manipulation, scheming, intelligence, energy, wealth and power: ‘Might makes right.’ ”

“Evolutionism is a family of ideas which affirm that the universe and some or all of its parts have undergone irreversible, cumulative changes such that the number, variety, and complexity of the parts have increased … If only living things are included, theories of organic evolution result. These theories may embrace accounts of human, mental, moral, and cultural evolution. If nonliving things are included, there result theories of physical evolution which may embrace the earth, the solar systems and the spatiotemporal cosmos.”

“[독] Evolutionismus [영] evolutionism [프] evloutionisme 발전을 진화와 동일시하고, 진화란 순수한 양적 변화, 즉 이미 완성된 질들의 순수한 양적 증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는 형이상학적(비변증법적) 발전론.”

(2) 자연 과학의 연관 분야/영역에 의거한 용례

(i)우주 진화론(cosmic evolution).

①우주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다루는 진화 이론으로서 보통 천문학(astronomy)이나 우주론(cosmology)과 연관이 된다.

②이 분야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세 가지 이론 -- a. 즉각설 혹은 “빅뱅” 이론(instantaneous or “big bang” theory); b. 안정 상태 이론(“steady state” theory); c. 진동설(“oscillating universe” theory) -- 과 맞물려 있다.

③우주의 연대는 150-200억년인 것으로 추정한다.

(ii)지구 진화론(geological evolution).

①지구의 생성과 변화 과정을 진화적 관점에서 다루는 이론이다.

②사실 “지구 진화론”이라는 용어는 학계에서나 일반인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지는 않다. (단지 다른 항목에 나타난 명칭과의 통일성 때문에 말을 만든 것 뿐이다.)

③이 분야는 지질학(geology)이나 지구 과학(geoscience)과 긴밀히 연관이 된다.

④현재 지구의 연대는 약 46억년 정도로 추산을 한다.

(iii)화학 진화론(chemical evolution).

①지구에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논하는 진화 이론으로서, 일반적으로 생물학(biology)에서는 “생명의 기원”(origin of life)이라는 주제로 다루어진다.

②생물학계에서는 대체로 자연 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을 정설로 주장하고 있다.

(iv)생물 진화론(biological evolution).

①일단 형성된 생명체가 어떻게 하여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형태를 띠도록 발전해 왔는지 연구하는 분야이다.

②생물 진화론은 주로 찰스 다윈과 연관하여 거론되지만, 다윈의 이론은 그 가운데 일부 -- 물론 “매우 중요한 일부”이지만 어쨌든 일부임에는 틀림이 없다 -- 이다.

③생물의 진화는 오늘날 생물학의 주된 전제이고, 생물 진화론은 생물학과 그 전반에 걸쳐 긴밀하고 본질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④생물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한 다음의 항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a.18-19세기 다윈 이전의 진화론.

b.1858년 다윈의 진화론(Darwinism).

c.1930-40년대의 진화론적 종합 이론(evolutionary synthesis).

d.1972년 Stephen J. Gould(1941-2002)의 단속 평형설(punctuated equilibrium).

(v)인간 진화론(human evolution).

①인간이 어떻게 하등 동물로부터 진화했는지를 탐구하는 분야로서, 학문 세계에서는 생물 진화론의 연장선상에서 다루거나 자연 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의 중심 과제로 취급한다.

②이 강좌에서 인간 진화론을 생물 진화론과 별도로 상정하는 이유는 인간이 질적으로 하등 생물과 달리 영적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성경적․신학적 교훈 때문이다.

③생물학적 진화론에 의하면 인류의 연대는 약 350만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III. 그리스도인이 진화/진화론을 반대하는 세 가지 이유

(1) 첫째 반론: 진화는 반(反)기독교적(anti-Christian) 개념이기 때문이다.

(i)진화가 반기독교적 개념이라고 생각하게 된 요인으로서 세 가지 맞물린 사항을 언급하고자 한다.

“진화”는 창조론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진화”는 전적으로 무신론적(atheistic) 전제에서 출발한 관념이다.

“진화”는 성경적 용어가 아니다.

(ii)첫째 사항: 진화는 창조론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①진화는 이미 앞에서 설명을 했듯이 “생명체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현상이나 사태”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②창조론은 “하나님께서 만물 -- 그 가운데에는 생물 세계도 포함되는데 --을 창조하시고 다스려 나가신다는 이론 체계”라고 할 수 있다.

③그렇다면 진화가 반드시 창조론과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

a.물론 어떤 그리스도인의 경우에는 창조론의 독특한 갈래 -- 흔히 <창조 과학회>와 연관해 등장하는 과학적 창조론(scientific creationism) --를 지지하기 때문에 진화가 창조론과 상반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b.그러나 과학적 창조론자라 할지라도 소진화(microevolution) -- 생물의 종(種, species) 내에서 발견되는 변화와 발전 현상 -- 는 인정하는 것을 보면, 진화가 반드시 창조론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c.더욱이 창조론자 가운데에는 과학적 창조론 이외의 입장 -- 점진적 창조론(progressive creationism), 유신 진화론(theistic evolution) 등 --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는 더욱 더 진화가 창조론과 상반되는 것이 아님을 주장할 수 있다.

(iii)둘째 사항: 진화는 전적으로 무신론적 전제에서 출발한 관념이다.

①이 생각은 첫째 사항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②물론 무신론자들은 모두 진화 -- 진화론은 말할 것도 없고 --를 받아들인다.

③그러나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신론자들도 진화의 개념을 받아들인다.

④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만물, 특히 생물 세계를 다스리시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진화”라고 생각한다.

a.이 경우 소진화만 인정하는 그리스도인들 -- 과학적 창조론자와 점진적 창조론자 -- 이 있다.

b.또 소진화뿐 아니라 대진화(macroevolution) -- 종과 종 사이의 진화 과정 -- 까지도 인정하는 그리스도인들, 곧 유신 진화론자도 있다.

c.따라서 그리스도인들 [a에 속하든 b에 속하든]은 누구나 “진화”를 하나님의 섭리 방식으로 생각한다.

⑤따라서 진화가 반드시 무신론적 전제에서 출발한 관념이라고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iv)셋째 사항: 진화는 성경적 용어가 아니다.

①어떤 사안이나 주제가 성경에 하나의 용어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용어가 꼭 반기독교적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②이와 관련하여 “삼위일체”를 예로 들어보자.

a.“삼위일체”라는 용어가 성경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반기독교적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b.“삼위일체”라는 용어가 성경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 용어가 함의하는 개념에 대해서만큼은 성경의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c.따라서 성경에 용어가 없더라도 개념이 있으면 그 사안이나 주제는 기독교적이라고 할 수 있다.

③비슷한 주장을 “진화”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a.성경에 “진화”라는 용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b.그러나 “진화”에 해당하는 개념은 얼마든지 추론할 수 있다.

c.진화는 “사물 특히 생명체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현상이나 사태”라고 묘사했다.

“자람” (시 104:14; 마 13:32; 눅 2:40)이라는 단어는 변화와 발전 곧, 진화를 전제하고 있다.

㉡뿌린 씨앗에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는 것(사 55:10)이나 줄기에 이삭이 번성하는 것(창 41:7) 역시 변화와 발전을 전제한다.

㉢짐승이 새끼를 배거나 가축의 수효가 증가하는 일(창 26:14; 31:38-41) 역시 변화와 발전을 전제한다.

④우리는 보통 기적(miracle)만을 하나님의 역사 방식으로 생각하고 일상적 자연 질서 가운데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의 역사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a.그러나 기적이든 자연 현상이든 모두가 하나님의 역사 방식이다.

b.이 세상의 사태와 두 가지 원인(cause).

㉠이 세상에 발생하는 사태는 보통 두 가지 원인으로 말미암는다.

-- 제 1차 원인(primary cause): 하나님 (혹은 하나님의 뜻).

-- 제 2차 원인(secondary cause): 인간(의 자유 의지); 생물의 활동.

㉡이렇게 두 가지 원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을 협력(concurrence)이라고 한다.

㉢자연 현상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태는 이렇게 두 가지 원인의 조화에 의해 -- 하나님께서 인간이나 생물을 사용하면서 -- 발생한다.

c.그런데 기적의 경우에는 제 1차 원인만 있고 제 2차 원인이 없다.

㉠무에서 유의 창조 (창 1:1).

㉡발람의 당나귀가 말을 한 것 (민 22:28-30).

㉢물로 포도주를 만든 일 (요 2:9).

d.기적을 제외한 모든 사태 -- 대부분의 자연 현상 -- 에는 두 가지 원인이 함께 발견된다.

e.그러나 어쨌든 기적이든 자연 현상이든 공통적인 것은 이들이 모두 하나님의 역사 방식이라는 것이다.

f.하나님께서 어느 때에는 기적을 통해, 어느 때에는 자연 질서를 통해 역사하시는 것인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다.

g.바로 이런 원리를 창조와 진화(자연적 변화와 발전)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창조는 기적의 한 형태로서 제 2 차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

㉡진화는 자연 현상으로서 제 1, 2차 원인이 모두 발견된다.

㉢창조나 진화나 모두 하나님의 역사 방식이다.

㉣언제 창조의 방식을, 언제 진화의 방식을 사용하시는 것인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의지에 달려 있다.

h.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기적[이 경우에는 창조]만이 자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 방식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⑤앞[③ c ㉠, ㉡, ㉢]에서 예로 들었듯이 식물의 발아․성장․결실, 동물의 잉태․출산․번식, 인간의 성장 등은 생물체의 변화와 발전[이것이 일반적 의미에서의 “진화”이다]을 전제하는데, 이러한 자연 과정 역시 하나님의 섭리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바(cf. 시 104:24-30; 골 1:17; 히 1:3)이다.

⑥따라서 진화 과정은 하나님께서 생물 세계를 섭리하시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⑦결론: 비록 진화가 성경에서 하나의 명시적 용어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해당하는 기본 개념만큼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v)첫째 반론에 대한 결론.

①진화가 반(反)기독교적 개념이라는 첫째 반론은 성립될 수 없다.

②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a.진화는 창조론과 상반되지 않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b.진화가 전적으로 무신론적 전제에서 출발한 관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c.진화는 어느 정도 성경적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③따라서 진화는 결코 반(反)기독교적인 개념이 아니다.

(2) 둘째 반론: 성경은 특별 계시의 통로로서 진리의 책이지만 진화론은 세속 학문의 주장으로 비(非)진리이기 때문이다.

(i)이 반론은 특별 계시와 일반 계시, 혹은 또한 성경과 학문 사이의 관계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데, 결국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만 이 반론을 제대로 다루는 것이 된다.

①특별 계시인 성경만이 진리를 담고 있는가?

②진리의 인식과 주장에 있어서 성경은 항시 다른 학문보다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가?

③비신자들은 전혀 진리를 발견할 수 없는가?

(ii)첫째 질문: 특별 계시인 성경만이 진리를 담고 있는가?

①답변은 “그렇지 않다!”이다.

②진리는 그 주장 내용에 따라 두 종류를 대별할 수 있다.

a.영적․신앙적 진리.

b.일반적․학문적 진리.

③영적․신앙적 진리의 예.

a.하나님은 사랑이시다.

b.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보유하고 있다.

c.죄가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다.

d.부부의 연합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반영한다.

④일반적․학문적 진리.

a.경기도의 도청 소재지는 수원이다.

b.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이다.

c.금은 왕수에 녹는다.

d.줄리어스 시이저(Julius Caesar, 100-44 BC)는 주전 49년에 루비콘 강을 건넜다.

⑤진리의 종류와 출처.

a.영적․신앙적 진리는 주로 성경에서 발견된다.

b.일반적․학문적 진리는 주로 성경 이외의 각종 자료에서 발견된다.

⑥따라서 특별 계시인 성경만이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iii)둘째 질문: 진리의 인식과 주장에 있어서 성경은 항시 다른 학문보다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첫째 질문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a.첫째 답변을 고려할 때, 성경이 항시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b.영적이고 신앙적인 진리에 있어서는 성경의 우위를 주장해야 하지만 일반적이고 학문적인 진리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반 학문이나 지식 체계가 우위에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c.문제는 양자의 진리 주장에 충돌과 모순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d.즉 이 때에도 성경이 항시 일반 영역이나 학문적 지식 체계보다 우월한가 하는 것이다.

②상당히 많은 이들은 “그렇다!”라고 응답할 것이다.

a.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b.왜냐하면 어떤 사안과 연관해서 표현(expression)과 진리 주장(truth-claim)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경의 내용에 있어서나 일반 영역에 있어서나 어떤 표현들에 접하게 되는데, 그것을 곧 진리 주장으로 채택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성경에서 “토끼가 새김질을 한다”(레 11:6), “해가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운행한다”(시 19:5-6)라고 표현할 때, 이것을 그대로 진리 주장인 것처럼 받아들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오히려 우리 편에서는 축산학, 천문학의 도움을 받아 토끼가 반추 동물이 아니라는 축산학적 진리, 천동설이 아니고 지동설이 실재와 부합한다는 천문학적 진리를 참조해야 한다.

--따라서 레 11:6로부터는 “토끼는 음식을 취할 때 그 씹는 모양이 흡사 반추 동물과 유사하다”는 진리 주장을, 시 19:5-6는 태양의 활동에 대한 천문학적 진술이 아니라 시적 표현에 불과한 것임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규명은 성경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일반 학문[축산학, 천문학]의 내용에 우위를 두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릴라나 인간이나 모두 초보적인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을 수행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라고 표현했다 하자.

--그러나 이 표현은 사실(fact)과 해석(interpretation)이 뒤섞여 있으므로 정당한 진리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고릴라나 인간이나 모두 초보적인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라는 표현은 관찰 가능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므로 이 둘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라는 표현은 정당한 의미에서의 진리 주장이 아니고 논리의 비약에 의한 해석 내용에 불과하다.

--오히려 성경에서는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만물의 영장으로서(창 1:26-28) 다른 어떤 하등 동물과도 존재론적 차이가 있다고 밝힌다.

--이 경우는 성경의 진리에 심리학적 진리가 종속되어야 하는 예이다.

③그러므로 어떤 사안이나 주제, 이론에 있어서 성경과 일반 학문 사이에 모순이나 충돌이 발견될 경우, 항상 성경이 우위에 있다고 내세우기보다는 문제를 사례별(case by case)로 정확히 다루어야 한다.

④결론: 진리의 인식과 주장에 있어서 항시 성경이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iv)셋째 질문: 비신자들은 전혀 진리를 발견할 수 없는가?

①답변은 물론 “그렇지 않다!”이다.

②이 질문 역시 첫째 질문과 어느 정도 연관이 된다.

a.만일 우리가 영적이고 신앙적인 진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비신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리 발견이 가능하지 않다고 답변해야 할 것이다.

b.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이고 학문적인 진리를 고려하는 것이라면 -- 사실 대부분의 학문 분야는 이런 진리를 탐구하는 일인데 -- 비신자들도 얼마든지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답해야 한다.

c.이것은 두 가지 근거 때문에 그렇다.

③첫째 근거[일반 은총]: 비록 비신자에게 “구원적 의미”에서의 하나님 관계가 수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신자나 비신자에게 공통으로 비(非)구원적(non-salvific) 은택을 내려 주신다.

a.신학에서는 이것을 일반 은총(common grace)이라고 부른다.

b.일반 은총의 내용으로 해와 비(마 5:45), 결실의 즐거움(행 14:17), 일상적․학문적 지혜(왕상 3:30) 등이 있다.

c.따라서 비신자들 가운데에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적 능력으로 말미암아 일반 학문에서의 진리 탐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이들이 있다.

④둘째 근거[“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임]: 진리는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듯 성경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어디서든 누구에 의해서든 발견될 수 있다.

a.이와 연관해서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All truth is God's truth, ATG)라는 말이 보편화되어 있다.

b.이에 대해서는 아더 홈즈만큼 설명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 것이다.

 

우리는 … 하나님께서 만물의 창조주로서 자신의 창조계를 샅샅이 알고 계시므로 만물에 대한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고, 또 하나님께서는 그런 진리를 하나의 일사불란한 전체 체계 (a coherent whole)로 아신다고 묵시적으로 단언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참되다고 아는 것이 다 하나님의 진리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또 모든 진리가 다 하나님의 진리라고 해서 그 모든 진리가 성경에 다 포함되어 있다거나 우리가 성경에서 발견하는 바로부터 연역해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 [강조는 인용자의 것]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건 그 누구건 간에 변함 없이 참된 것이면 무엇이든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거나, 모든 사물 간에 연관을 짓는다거나, 모든 상관 관계를 충분히 이해한다든가, 또는 난점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아무도 전지하지 않다. 진리의 통일성과 보편성은 인간의 지식과 관련해 하나의 이상(理想)을 상정하는 것이지 현재 우리의 이해 가운데 실제로 발생하는 사태는 아니다. 우리는 진리의 보편성과 통일성이 우리의 사고에 있어 힘써 근접해야 할 그 무엇으로 언급하는 것이지 현재 우리의 지식이 완전하다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다.”

그러나 동시에 진리에 관한 이 신념(credo)은 인간에게, 진리는 인식할 수 있는 것이고 인간의 삶은 궁극적으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부여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좇아 지성적 존재로 창조된 인간으로서 가장 지성적이신 분에 의해 만들어진 이 세상을 상당한 정도 알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c.홈즈의 설명에 의하면 ATG는 다음과 같은 주장들을 함의한다는 것이다.

㉠ 첫째, 하나님의 진리는 성경뿐 아니라 일반 세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둘째, 어떤 진술이든지 그것이 진리로 판명되면, 그것이 누구에 의해 밝혀졌든 어떤 영역에서 드러났든, 하나님의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 셋째, 우리는 하나님처럼 전지하게 진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합리성을 활용함으로써 피조계에 대한 진리를 상당히 깊게 파악할 수 있다.

㉣ 넷째, 진리의 완전한 파악은 우리의 인식론적 현실이 아니요 추구해야 할 이상적 목표이다.

⑤이상의 두 가지 근거에 의해서 우리는 비신자들도 -- 특히 일반적 학문 영역에 있어서 --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v)둘째 반론에 대한 결론.

①성경은 특별 계시의 통로로서 진리의 책이지만 진화론은 세속 학문의 주장으로 비(非)진리라는 둘째 반론은 성립될 수 없다.

②그 이유는 세 가지이다.

a.진리는 특별 계시인 성경에만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b.진리의 인식과 주장에 있어서 항시 성경이 다른 학문보다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c.비신자들 역시 진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따라서 성경만이 진리의 책이고 진화론은 전적으로 비(非)진리에 불과하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

(3) 셋째 반론: 진화는 긴 시간을 요구하는데 이는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記事)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i)진화론을 거부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한 가지는 일반 학문 분야에서 이야기하는 연대와 창세기 1장의 시간적 묘사 사이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①각 영역에서의 연대 측정.

a.우주의 연대를 논함에 있어, 천문학자들은 150-200억년을 말하나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는 1만년 정도라고 주장한다 (150-200억년 vs. 1만년).

b.지구의 연대와 관련하여 지질학자들은 46억년을 추정하나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는 1만년 이내라고 말한다 (46억년 vs. 1만년 이내).

c.인류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도, 생물학자들은 350만년을 산정하나 어떤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는 6천년을 할당한다 (350만년 vs. 6천년).

②연대 추정과 그리스도인의 선택.

a.상당히 많은 수의 그리스도인들은 창세기 1장에 등장하는 날[욤(moy)]이 하나님께서 자연 세계(물리적 우주, 생물계)를 창조하신 문자적 24시간 동안의 묘사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b.그러나 진화론을 전제로 하는 학문 세계에서는 우주, 지구, 인류의 연대와 관련해 어마어마하게 긴 기간을 부여한다.

c.따라서 연대의 문제를 중심으로 할 때, 학문 세계의 이론보다는 성경의 묘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d.자연히 그리스도인들은 창세기 1장의 기사에 충실하고자 하기 때문에 진화론을 전제하는 학문 세계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ii)그러나 창세기 1장에 나타나는 (날, day)의 시간적 길이와 하나님께서 그 “욤” 동안에 활동하신 바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①첫째 입장 [시대일(day-age) 이론]: 욤이 하나님 창조 활동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길이가 꼭 문자적 24시간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

a.“우리의 시대일 해석은 창조의 날들(creation days)을 여섯 번에 걸쳐 연속되는 긴 기간으로 취급한다.”

b.어떤 이들은 이 “시대”를 우주의 획기적 변화 단계 및 지질학적 시대(geological age)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②둘째 입장 [틀 이론(framework hypothesis)].

a.“틀 이론”은 창 1:1-2:3의 창조 기사가 하나의 문학적/신학적 틀을 구성한다는 견해이다.

b.다시 말해서,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는 하나님의 창조 활동에 대한 묘사가 아니고 하나님의 창조 활동에 대한 인간 저자 편에서의 -- 그러나 물론 성령의 감동 하에 이루어진 -- 재구성이다.

c.창세기 1장에 등장하는 욤이 문자적 24시간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창조일의 시간적 선후 관계(chronological sequence)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창세기의 인간 저자가 주제별 배치(topical arrangement)를 위해 선택한 시간 단위라고 간주한다.

d.그러므로 틀 이론에서는, 성경이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보는 일반 학문(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등)에서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③미국의 보수적 장로 교단들은 욤의 길이(혹은 욤에 대한 해석)과 관련하여 “창조 행위의 문자적 24시간” 이외에 다른 입장들도 성경적․신학적으로 용인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a.미국 장로 교회(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PCA)의 경우 달력일 해석(The Calendar Day Interpretation) 이외에도 시대일 해석(The Day-Age Interpretation), 틀이론 해석(The Framework Interpretation), 유추일 해석(The Analogical Days Interpretation) 등을 허용한다.

b.정통 장로교(Orthodox Presbyterian Church, OPC)의 경우 일상적 길이일 견해(The Day of Ordinary Length View) 이외에도, 미확정적 장기일 견해(The Day of Unspecified Length View), 시대일 견해(The Day-Age View), 틀이론 견해(The Framework View), 유추일 견해(The Analogical View)를 소개하고 있다.

(iii)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에는 창세기 1장의 욤을 창조 행위의 문자적 24시간으로 취하지 않는 이들이 많이 있다.

①그러므로 문자적 24시간 해석만이 창세기 1장에 대한 유일의 해석이 아닌 이상, 원칙 상 진화의 개념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

②또 창세기 1장에 대한 특정 해석을 필연화하지 않는 이상, 진화 이론에 대한 수납 여부는 다른 기준이나 근거에 의해 평가해야 할 것이다.

(iv)결론: 진화의 과정은 긴 시간을 요구하고 이런 점에서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와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배척되어야 한다는 반론은 잘못된 것이다.

 

IV. 피조 세계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다양한 반응

(1) 우주의 창조와 진화

(i)우주의 생성 및 발전과 관련해서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선보이고 있다.

(ii)첫째 입장: 우주 진화론(cosmic evolution).

①설명.

a.하나님께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였고, 이로부터 현재 우리가 아는 우주의 모든 것 -- 시간, 공간, 물질, 별, 태양계, 은하계 등 -- 이 진화해 왔다.

b.우주의 연대는 100억년 이상으로 추정하고, 태양계 및 태양은 46억년 정도인 것으로 말한다.

②난점.

a.“진화”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 반응.

b.창세기 1장에 있는 “욤”(날)과의 시간적 차이.

③지지자들: 유신 진화론자들.

(iii)둘째 입장: 오래된 우주 창조론(old universe creationism).

①설명.

a.하나님께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우주 가운데 해, 달, 별 등을 창조하셨다.

b.우주의 연대는 150-200억년 정도인 것으로 추산한다.

②난점: 창세기 1장에 있는 “욤”(날)과의 시간적 차이.

③지지자들: 점진적 창조론자들.

(iv)셋째 입장: 젊은 우주 창조론 (young universe creationism).

①설명.

a.하나님께서는 현재 우리가 아는 우주의 모든 것을 즉각적으로(instantaneously) 창조하셨다.

b.우주의 연대는 지구의 연대보다 그리 더 오래 되지 않았으므로 최대로 잡아도 10,000년 정도이다.

②난점.

a.현대 과학을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

b.“외양(外樣)상 연대”(appearance of age)의 문제.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들은 우주의 연대에 대한 시간적 차이(150-200억년 vs. 1만년)를 “외양상 연대”라는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

㉡즉 우주는 불과 몇 천년 전에 창조되었지만, 창조될 당시 흡사 150-200억년이 걸린 것처럼 보이게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주의 모든 구성 요소들 -- 별, 은하계 등 -- 을 그렇게 오래 된 것처럼 보이게 --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 만들었다는 뜻이므로, 하나님의 진실성(veracity)에 의구심을 던지게 만든다.

③지지자들: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들.

(iv)그리스도인의 선택: 유신 진화론, 점진적 창조론, 과학적/즉각적 창조론.

(2) 지구의 창조와 진화

(i)그리스도인들은 지구의 형성 및 발전과 관련하여 그들 사이에 세 가지 입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ii)첫째 입장: 지구 진화론(geological evolution).

①설명.

a.지구의 기원: 하나님께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고 나자 이로부터 우주의 모든 것 -- 별, 태양계, 은하계 등 -- 이 진화되었는데, 그 어간에 지구 또한 진화의 과정 가운데 생성되었다.

b.지구의 연대: 지구의 연대는 지질학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46억년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②난점.

a.“진화”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 반응.

b.창 1:1에 지구(“땅”)가 “창조”되었다는 성경의 증거에 반대됨.

③지지자들: 유신 진화론자들.

(iii)둘째 입장: 오래된 지구론 (old earth creationism).

①설명.

a.지구의 기원: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창 1:1).

b.지구의 연대: 하나님께서 처음 지구를 창조한 이래 오랜 세월의 지질학적 시기를 지났으므로 약 46억년 정도라고 추산한다.

②난점: 창세기 1장에 있는 욤(“날”)과의 시간적 차이.

③지지자들: 점진적 창조론자들.

(iv)셋째 입장: 젊은 지구론 (young earth creationism).

①설명.

a.지구의 기원: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창 1:1).

b.지구의 연대.

㉠지구는 지질학적 주장과 달리 상당히 최근에 창조되었다.

㉡세 가지 근거에 의한 설명.

--첫째 근거: 하나님의 창조 역사는 즉각적이다.

--둘째 근거: 창세기 1장의 “욤”(날)은 문자적 24시간이다.

--셋째 근거: 노아의 홍수는 전(全)지구적 격변(global catastrophe)이다.

㉢지구의 연대는 길게 잡아도 10,000년을 넘지 않는다.

②난점.

a.노아의 홍수가 전지구적이 아니라는 성경적․지질학적 반론이 존재한다.

b.현대의 지질학 이론을 너무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

③지지자들: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들.

(v)그리스도인의 선택: 유신 진화론, 점진적 창조론, 과학적/즉각적 창조론.

(3) 생명의 창조와 진화

(i)생명의 생성과 관련해서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두 가지 입장이 발견된다.

(ii)첫째 입장: 화학 진화론(chemical evolution).

①설명.

a.생명의 기원.

㉠다음과 같은 5 단계를 거쳐 생명이 저절로 발생하였다.

1 단계: 원시 지구 대기(early earth atmosphere) --> 2 단계: 고온의 희석된 수프(hot dilute soup) --> 3 단계: 대규모 종합(widescale polymerization) --> 4 단계: 전구(前驅) 세포(protocells) --> 5 단계: 진정한 세포(true cells) [최초의 원시 세포].

㉡보통 자연 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이라 불린다.

b.생명의 시작: 화석의 증거에 의하면 35억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가 존재했다.

②난점.

a.원시적 환원 대기(primitive reducing atmosphere)는 존재의 가능성이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매우 낮다.

b.화학적 진화를 입증하기 위한 생명 발생 이전의 모의 실험(prebiotic simulation)은 실험 과정에서 너무 인위적 간섭을 많이 받았고 또 실험 조건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

c.세포의 합성, 즉 생종합체(biologymer)에서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로의 전이 [제 4 단계에서 제 5 단계로의 발전]은 현재로서의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③지지자들: 유신 진화론들, 점진적 창조론자들 가운데 일부.

(iii)둘째 입장: 생명 창조론(creation of life).

①설명.

a.핵심.

㉠생명은 오직 생명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다 [생명 발생론(biogenesis)의 원칙].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로 말미암은 바이다.

b.생명체의 시작: 창조의 중간에 있어서 이틀 째나 사흘 째 생명이 창조되었으므로, 생명체의 출발은 10,000년 이내라고 할 수 있다.

②난점: 혹시 화학적 진화가 실험을 통해서 개연성(probability)이 높아질 경우 생명 창조론자들은 간격의 하나님(God-of-the-gaps)의 주창자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③지지자들: 점진적 창조론자들 가운데 일부,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자들.

(iv)그리스도인의 선택: 유신 진화론, 점진적 창조론, 과학적/즉각적 창조론.

(4) 생물의 창조와 진화

(i)생물의 변화 및 발전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인들은 크게 세 가지 입장 가운데 어느 하나를 견지하고 있다.

(ii)첫째 입장: 생물 진화론(biological evolution).

①설명.

a.진화론은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의 지리적 관계”와 “화석”에 의해 진화의 증거를 제시한다.

㉡가계의 경로를 추적하여서 생물체의 관계를 재구성해내는 -- 이것이 대진화인데 -- 계통 발생적 노력을 기울인다.

㉢진화를 자연 도태(natural selection)에 의한 돌연 변이(mutation)와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 발생한 유전적 변화들의 점진적 과정으로 이해한다.

㉣다윈주의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 -- 실재로서의 진화, 공동 가계(common ancestry)에 의한 진화, 점진적 과정으로서의 진화, 자연 도태, 종의 기원에 대한 연구 --를 살핀다.

b.생물의 연대: 약 35억년 정도로 추정한다.

②난점.

a.화석의 증거는 다윈주의적 점진주의(Darwinian gradualism)에 의해 제한된 연속적 변화의 기록이 아니라는 점에서 생물학적 진화를 지지하지 못한다 [대표적 예가 “캄브리아기 폭발”(Cambrian explosion)이다].

b.수학적 분석에 의하면 거의 50억년의 지구 나이를 감안하더라도 우연한 이동(accidental shifting)이나 돌연변이 재배열(rearrangement of mutations)에 의해서는 알려진 모든 복잡한 생물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c.진화론은 실험적으로 테스트할 수 없기 때문에, 또 진화의 주요 메커니즘은 자연 도태가 동어 반복(tautology)이기 때문에 정통 과학(legitimate science)이 아니다.

③지지자들: 유신 진화론자들.

(iii)둘째 입장: 점진적 창조론(progressive creationism).

①설명.

a.창조에 있어서 하나님의 활동이 하나의 점진적 과정(progression) -- 하나님께서 각 수준의 환경을 수립하고 온전히 하기 위해 긴 세월에 걸쳐 그 이전의 수준에다 더 높은 수준을 부가하시는 여러 단계들 -- 가운데 이루어진다고 본다.

b.세 가지 부가적 설명.

㉠창세기 1장에 있는 사건의 순서와 과학적 기록은 사실상 동일한 전후 관계를 나타낸다.

㉡적응을 위한 폭발적 방사 현상(explosive adaptive radiations)은 성경의 창조 명령과 상호 연관이 된다.

㉢창세기의 각 창조 명령은 과학적 수수께끼나 간극과 연관이 된다.

c.이들은 대개 창세기 1장에 있는 “욤”(날)을 지질학적 기간과 동일시함으로써 시대일 이론(day-age theory)을 채택한다.

②난점.

a.성경의 내용을 너무 과학의 발견 사항과 일치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성경의 권위보다 과학의 권위를 더 중시한다는 인상을 풍길 수 있다.

b.과학의 이론이 바뀌면 성경의 신빙성조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③지지자들: 점진적 창조론자들.

(iv)셋째 입장: 즉각적 창조론(fiat creationism).

①설명.

a.네 가지 사항.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물들을 즉각적으로 창조하셨다.

㉡창세기 1장의 “욤”(날)은 문자적 24시간이다.

㉢노아의 홍수는 전(全) 지구적 격변이다.

㉣지층은 본질적으로 노아 홍수의 기록이고, 대량 멸종은 홍수 때문에 발생한 화석 유물에 기록되어 있다.

b.생물의 연대: 6,000년에서 10,000년 사이로 잡는다.

②난점.

a.“진화”의 개념을 자연주의적 메커니즘으로 간주하고, 하나님의 성품이나 역사 방식과 상반되는 것으로 주장한다.

b.많은 과학적 증거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

c.일반 생물학계로부터 최소한의 존중조차 받고 있지 못하다.

③지지자들: <창조과학회>, 안식교도들.

(v)그리스도인의 선택: 유신 진화론, 점진적 창조론, 과학적/즉각적 창조론.

(5) 인간의 창조와 진화

(i)인간의 기원과 출현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네 가지 입장이 거론되고 있다.

(ii)첫째 입장: 인간 진화론(human evolution).

①설명.

a.진화의 증거.

㉠현대인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화석 유물의 증거로 보아 그 이전의 원인(猿人, hominids)으로부터 진화되었다는 강력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간과 현존 영장류(靈長類, primates) -- 원숭이,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등의 유인원류(類人猿類) -- 사이에 존재하는 바 염색체 수와 유전자 구조에 있어서의 유사성은, 공통 조상에 대한 압도적 증거이다.

b.진화의 경과: 인간속은 약 350만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

②난점.

a.인간의 진화에 대한 화석의 자료는 학자들 사이에 통일된 이론을 현성할 만큼 확실하지 않다.

b.“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이 무엇이고 그런 특징들에 해당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c.인간이 유인원과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면 이로 인해 인간의 지위와 신분이 하락하는 느낌을 받는다.

③지지자들: 유신 진화론자들.

(iii)둘째 입장: 인간의 영혼 창조론(creation of human soul).

①설명.

a.핵심.

㉠이 입장은 인간의 신체는 유인원으로부터의 진화 결과일 수 있으나 영혼만큼은 하나님의 특별 창조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이 입장의 성경적 근거로서 창 2:7을 내세우는데, 이 구절의 “흙”은 먼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유인원”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b.창조의 시기.

㉠도구 제작을 인간의 특징으로 잡으면, 50만년에서 200만년 정도가 된다.

㉡죽은 자를 장사하는 관습을 차별화의 핵심으로 삼으면, 네안데르탈인이 최초의 인간이 될 것이고 인간 출현 시기는 5만년이 된다.

㉢복잡한 상징, 그 중에서 특히 언어의 사용을 염두에 둔다면, 아마도 크로마뇽인을 최초 인간의 예로 보아야 할 것이고, 시기는 4만에서 5만 년 사이가 될 것이다.

②난점.

a.이미 동물이 흙으로부터 창조된 이후인데(창 1:25), 무엇 때문에 창 2:7에서 “짐승(유인원)으로 사람을 지으사”라고 하지 않고 계속 “흙”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b.창 3:19에서 죽음을 묘사할 때에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보다 “너는 짐승(유인원)이니 짐승(유인원)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라고 했어야 할 것 같다.

c.고전 15:39에는 “육체는 다 같은 육체가 아니니 하나는 사람의 육체요 하나는 짐승의 육체요 …”라고 되어 있어 사람의 몸과 짐승의 몸에 존재론적 차이가 있음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③지지자들: 복음주의적 유신 진화론자들.

(iv)셋째 입장: 점진적 창조론(progressive creationism).

①설명.

a.핵심.

㉠이 입장은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일련의 새로운(da novo) 창조 행위와 내재적 혹은 과정적 활동의 결합으로 간주한다. 하나님께서는 시간으로 상당히 크게 벌어진 시점에 이를 때마다 새로이(de novo) 창조를 행하셨다. 그런데 그런 시점에서 기존적으로 존재하던 생명체를 활용하신 것 -- 즉, 그저 형태만을 바꾼 것 --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기존의 피조물과 매우 유사한 피조물을 만들어 내시기는 했지만, 그 때마다 변화가 있었고 그가 만들어 낸 생명체는 전혀 새로운 피조물이었다.”

㉡이 설명을 인간의 창조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진화 과정 중의 유인원(類人猿, hominids) 둘을 취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하심으로써 아담과 하와가 되도록 하셨다고 상정할 수 있다 … 또는 하나님께서 죽은 유인원으로부터 아담을 창조하시고 또 그에게서 하와를 창조하실 수도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시나리오는 모두 하나님의 비상한 행동을 필요로 한다.”

b.창조의 시기: 이것은 (iii) 인간 영혼의 창조에서 언급하는 시기 -- 세 가지 경우 -- 와 동일하다.

②난점.

a.창세기 1장의 “욤”(날)을 긴 시대로 해석한다.

b.창 2:7의 “흙”이 “유인원”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③지지자들: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점진적 창조론자들.

(v)넷째 입장: 즉각적 창조론(fiat creationism).

①설명.

a.핵심.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 중간의 제 6 일째 창조하셨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 모두가 하나님의 창조 행위로 말미암은 것이다.

㉢인간은 창조 즉시 성인의 모습을 갖추었다.

b.창조의 시기: 6,000년에서 10,000년 사이로 추정한다.

②난점.

a.인류의 출현에 대한 생물학, 인류학의 증거와 너무나 시간적 간격이 크다.

b.다른 학문과의 대화나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

③지지자들: <창조 과학회>, 근본주의적 그리스도인들.

(vi)그리스도인의 선택: 인간의 영혼 창조론(유신 진화론), 점진적 창조론, 즉각적 창조론.

 

IV. 각 입장에 대한 대조표

성경의

증거

 

자기

나름대로의

판정

 

 

창세기 1장

“욤”의 길이

우주의 출현

지구의 생성

생명체의 출현

인간의 출현

 

 

 

 

 

 

option 1

과학적 창조론

 

문자적 24시간

 

 

방식: 창조

방식: 창조

방식: 창조

방식: 창조

과학적

자료/정보

시기: 10,000년

시기: 10,000년 이하

시기: 6,000-10,000년

시기: 6,000-10,000년

 

 

 

 

option 2

점진적 창조론

 

긴 시대

 

 

방식: 창조 및 진화

방식: 창조 및 진화

방식: 창조/진화

방식: 창조/진화

시기: 150-200억년

시기: 46억년

시기: 35억년

시기: 200만년에서 5만년 사이

전문가들의

설명

 

 

 

 

 

 

 

option 3-1

복음주의적 유신진화론

option 3

유신 진화론

 

긴 시대

 

 

 

 

 

방식: 영혼은 창조; 몸은 진화

방식: 진화

시기: 150-200억년

방식: 진화

시기: 46억년

방식: 진화

시기: 35억년

시기: 200만년에서 5만년 사이

 

option 3-2

 

 

 

방식: 영혼과 유신 모두 진화

시기: 350만년 전

 

V. 그리스도인이 나아가야 할 길

(1) 현재 그리스도인의 처지를 알아야 한다.

(i)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와 진화에 있어 주로 <창조과학회>의 입장만이 보수주의적 견해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ii)다른 입장이나 설명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iii)기독교 내에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가운데 각자가 자기의 소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2) 창조와 진화에 대한 <창조과학회>의 영향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i)<창조과학회>의 사역이 한국 교회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제약점/문제점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ii)다른 입장에 서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창조과학회>의 입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3) 자기 스스로의 견해를 형성하도록 힘써야 한다.

(i)성경 공부와 중요한 신학 서적 읽기를 병행해야 한다.

(ii)자신의 전공이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인류학인 경우에는 더욱 더 열심을 내어 관련 서적을 섭렵해야 한다.

(iii)이 사안에 대해 후배, 동생, 비전문가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4) 이 사안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형성해야 한다.

(i)(자연) 진화론.

①진화론은 그 주장들을 입증함에 있어 아직도 과학적(생물학적, 지질학적, 유전학적)으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②그러나 결정(underdetermination)은 모든 이론이 가지는 특성이므로, 어느 정도의 증명 불충분 사항이나 반례(counterexample), 혹은 변칙/이례(anomalies)가 있다고 해서 이론을 포기하지는 않는 법이다.

③진화론 이외에는 학문적/과학적인 대안이 없다.

a.대안으로 제시되는 여러 형태의 창조론 (및 지적 설계론)은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것이지 과학적 탐구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b.학문의 이론은 종교적 신념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

④진화론은 과학 이론으로서 점차 진보를 나타낼 것이다.

a.앞으로 진화론의 타당성을 지지하는 더 많은 증거들이 확보될 것이다.

b.진화론의 이론 가운데 여기 저기 약점이 있지만 점차 극복될 것이다.

c.과학은 그 특징상 자기 비판적(self-critical)이고 자기 수정적(self-revisory)이므로, 진화론 역시 신뢰성(plausibility)의 정도가 증대될 것이다.

(ii) 과학적 창조론.

①창조론은 성경에 계시된 바이다.

a.성경은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b.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과학적 진리까지도 계시하셨다.

c.특히 세상의 학문이 제공할 수 없는 기원(origin) -- 우주, 지구, 생명, 인간 등 -- 에 관한 진리를 담고 있다.

②성경에는 과학의 이론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가 들어 있다.

a.성경의 해석에 있어서는 문자적 접근(literalist approach)만이 유일하게 타당한 원칙이다.

b.특히 다음과 같은 구절들은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창세기 1장의 <oy은 “24시간”을 뜻한다.

㉡하나님께서 동식물을 각기 종류대로 창조했다 (창 1:11, 21, 24-25)고 할 때, “종류”는 생물학적 분류 단위인 “종”(種, species)을 의미한다.

㉢아담의 창조 때 사용된 “흙”(창 2:7)은 문자 그대로의 “흙”(dust)이다.

㉣노아의 홍수는 그 범위에 있어 전세계적(global)인 것이었다 (창 7:19-20).

③진화론은 과학 이론이 아니다.

a.진화론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화석의 증거인데, 화석의 증거에 의하면 종과 종 사이의 전이적 형태들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다.

b.특히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유인원/원인(猿人)은 인간 혹은 원숭이의 왜곡된 형태거나 조작의 결과이다.

c.따라서 진화론은 사실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이론조차 되지 못한다.

④하나님께서는 결코 진화의 메커니즘을 섭리의 수단으로 사용하시지 않는다.

a.“진화”라는 메커니즘은 그 핵심과 본질에 있어 하나님을 배제한다.

b.유신론적 진화론은 그 어구에 있어서조차 모순적이다.

(iii) 유신 진화론.

①성경의 주목적은 구원에 대해, 그리고 구원 받은 이의 삶에 대해 하나님이 뜻을 전하는 데 있다 (딤후 3:15-17).

a.성경이 진리의 책이기는 하지만, 이 진리는 주로 구원 및 그리스도인의 삶에 관한 것이다.

b.그러므로 성경은 구원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인문학․사회학․과학 분야의 진리를 다루고 있지 않다.

c.따라서 자연, 인간, 사회 등 특정 분야에 관한 진리의 경우에는 그 분야의 학문적 발견 내용을 참조해야 한다.

②모든 진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발견되고 주장되든 하나님의 진리이다.

a.일반 은총의 가르침에 입각해 볼 때 비그리스도인의 학문 활동 역시 진리를 추구하는 -- 비록 “진리”는 아니지만 진리에의 근접을 시도하는 -- 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

b.그리스도인들은 과학의 이론 -- 생물학 및 지질학 그리고 인류학 등 --을 맹신해서도 안 되지만, 동시에 그 이론 전체를 반(反) 기독교적이고 반(反) 신앙적인 것으로 싸잡아 배척해서도 안 된다.

c.그리스도인들은 신학적 분별력 가운데 이러한 많은 이론 및 설명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필요시에 선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③성경과 과학은 고유의 관련 영역을 가지고 있다.

a.성경이 자연 세계와 관련하여 주로 누가(who), 왜(why) -- 다시 말해서 만물의 가치와 존재 목적 --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과학은 자연 세계에서 어떻게(how), 언제(when) -- 만물의 내력이나 작동 방식 --를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b.만물의 “기원”에 관한 설명에 있어서도 성경만이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연계 내에서의 일반적[비(非) 기적적] 인과론적 설명 및 섭리 방식 또한 고려한다.

④하나님의 섭리 방식에는 자연적 변화/발전도 포함된다.

a.하나님께서는 이 세계를 다스림에 있어 두 가지 방식 -- 기적과 자연 과정 --을 모두 채택하신다.

b.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생명체의 창조와 발전에 있어서도 자연 과정을 도입하실 수 있다.

c.만일 여기에 진화의 과정 -- 소진화 및 대진화 -- 이 연관되어 있다면, 이 또한 하나님의 섭리 방식으로 간주해 마땅하다.

 

VI. 추천 도서 목록

 

1.한국 창조과학회 편, 「기원과학」 (서울: 도서출판 두란노, 2008).

*** 과학적/즉각적 창조론(scientific/fiat creationism)의 교과서와도 같은 도서이다.

2.존 맥아더 지음, 이심주 옮김, 「우주와 인간의 시작」 (서울: 부흥과개혁사, 2009).

*** 존 맥아더는 세대주의자로서 과학적/즉각적 창조론의 지지자이다.

3.필립 E. 존슨 지음, 이승엽․이수현 옮김, 「심판대 위의 다윗: 지적 설계 논쟁」, 제 2 판 (서울: 까치, 2006).

*** 필립 E. 존슨은 반(反)다윈주의자(anti-Darwinist)로서 오래된 지구 창조론(old earth creationism) 쪽으로 기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4.로버트 휘셔 지음, 크리스천과학기술포함 옮김, 「하나님이 창조하셨다고? 도대체 어떻게?」 (서울: 도서출판 CUP, 2009).

*** 로버트 휘셔는 전형적인 점진적 창조론자(progressive creationist)이다.

5.프랜시스 S. 콜린스 지음, 이창신 옮김, 「신의 언어」 (서울: 김영사, 2009).

*** 프랜시스 콜린스는 대표적인 유신 진화론자(theistic evolutionist)이다.

6.리처드 라이트 지음, 권오식 옮김, 「신앙의 눈으로 본 생물학」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1995).

*** 리처드 라이트는 유신 진화론의 입장에 서 있다.

7.우종학,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09).

*** 우종학은 반(反) 과학적 창조론(anti-scientific/fiat creationism)을 펼치고 있을 뿐, 자신이 점진적 창조론을 지지하는지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8.존 호트 지음, 신재식 옮김, 「신과 진화에 관한 101가지 질문」 (서울: 지성사, 2004).

*** 존 호트는 로마 가톨릭 교도로서 전형적인 유신 진화론의 입장에 서 있다.

9.모어랜드․레이놀즈 편집, 박희주 옮김, 「창조와 진화에 대한 세 가지 견해」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01).

*** 이 책은 과학적 창조론, 점진적 창조론, 유신 진화론을 견지하는 학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발표함과 동시에 서로 비평을 가한 책자이다.

10.리차드 칼슨 편저, 우종학 옮김, 「현대 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서울: 살림, 2003).

*** 이 책은 과학과 기독 신앙 사이의 관계에 대한 4 가지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글 2> ===============================================

개혁 신학은 유신진화론을 수용할 수 있는가?

(송인규 교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은 대체로 보아 “인간을 포함한 생물계의 형성과 발전에 있어서 생물학적 진화론을 하나님의 섭리 방식으로 채택하는 신학 이론”이다. 그런데 근자에 유신진화론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일반 복음주의계에 편만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2005년의 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미국 오순절 계통의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학교에 따라 적게는 12%에서 많게는 27%가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인다고 반응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상대성 이론 및 양자 역학의 득세 이후로 번지고 있는 신학과 자연 과학 사이의 밀월 관계, 포스트모던식 과학 철학의 유행, 이머징 처치 운동의 확산 등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의 무오한 진리와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의 가르침을 바른 신학의 골조로 삼고 있는 보수적 장로 교회의 지도자들은 유신진화론을 타당한 이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아니오!”이다. 그러나 “아니오!”라는 부정적 답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과연 우리가 무슨 근거에 의해 유신진화론을 반대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항을 언급할 수 있겠으나, 필자는 크게 두 부류의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1. 성경적․신학적 근거에 의한 반대

 

유신진화론은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성경의 가르침과 배치가 된다. 만일 유신진화론이 성경적 진리로 인정되려면 최소 세 가지 결론이 창세기 1, 2장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

첫째, 창 1:21과 1:27에 등장하는 동사 ‘창조하다’(히브리어 ‘바라’)가 ‘자연 과정에 의한 발전’으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바라’는 자연적 과정에 의한 현상을 묘사하는 단어가 아니라 하나님의 초자연적 역사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특히 창 1:1에서는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를 함의한다.

또 비록 창 1:21, 27의 ‘바라’는 무에서의 창조가 아니고 기존 재료 - 들짐승과 새의 경우에는 ‘흙’(창 2:19)이, 수중 생물의 경우에는 ‘물’(창 1:20)이, 또 인간 신체의 경우에는 ‘흙’(창 2:7)이 -를 사용한 하나님의 역사를 묘사하지만, 어쨌든 이 역시 자연 과정에 의한 발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에 의한 창출 행위를 나타낸다. 이처럼 ‘바라’라는 용어가 유신진화론의 성립을 반대하게 만든다.

둘째, 유신진화론이 가능하려면 창세기 1장의 여러 곳(11, 12, 21, 24, 25절)에 등장하는 단어 ‘종류’(히브리어 ‘민’)가 오늘날 생물 분류학에서 거론되는 각종 명칭들 - ‘종’(種, species), ‘속’(屬, genus), ‘과’(科, family), ‘문’(門, phylum) 등 - 과 아무런 실질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생물분류학에서는 모든 생물을 ‘계’(界, kingdom) -> ‘문’(門, phylum) -> ‘강’(綱, class) -> ‘목’(目, order) -> ‘과’(科, family) -> ‘속’(屬, genus) -> ‘종’(種, species)의 체계에 따라 분류한다. 가령 예를 들어 ‘사람’ 같으면, 동물계 -> 척추동물문 -> 포유류강 -> 영장목 -> 사람과 -> 사람속 -> 사람종으로 분류가 된다.]

구체적으로 각기 ‘종류’대로 창조된 생물체들 가운데 ‘동물’(창 1:25)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떤 이는 이 ‘종류’가 ‘종’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그보다 더 상위 개념인 ‘속’이나 ‘과’ 또는 심지어 ‘문’까지도 가리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껏 양보하여 설사 이 ‘종류’가 ‘문’을 뜻한다고 해도 이로써 유신진화론의 입지가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유신진화론은 생물학적 진화를 액면 그대로 인정하는 고로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인간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점진적이고 자연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세기 1장의 ‘종류’를 생물학적 분류 가운데 아무리 높은 단계로 해석한다고 해도 이로써 유신진화론이 성립될 수는 없는 것이다.

셋째, 또 유신진화론이 성립되려면 창 2:7의 ‘흙’(히브리어 ‘아파르’)이 인간 직전의 하등 동물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나 ‘흙’이 하등 동물이라는 해석은 성경의 여러 증거로 보아 가당치 않다.

우선 만일 유신진화론자들의 주장처럼 인간이 하등 동물로부터 진화된 것이라면, 이미 흙으로부터 짐승이 창조된 이후(창 1:24-25)인데 왜 하나님께서는 창 2:7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짐승’으로 사람을 지으시고”라고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으셨단 말인가? 또, 하나님께서 인간의 타락 후 심판을 언명하실 때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지니라”(창 3:19)라고 하기보다도, “너는 ‘짐승’이니 ‘짐승’으로 돌아갈지니라”라고 하셨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모든 성경의 증거들은 인간의 육신 창조에 있어서 사용된 재료가 하등 동물이 아니고 그저 흙임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창 2:7의 ‘흙’을 ‘하등 동물’로 해석하는 것이 부당한 이상, 유신진화론 역시 결코 성경의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

유신진화론은 이처럼 성경의 증거와만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리스도인이 유신진화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아담이 인류 최초의 역사적이고 개인적인 인물이라는 것, 아담의 영혼은 뇌로부터의 진화적 산물이 아니고 하나님의 직접 창조에 의한 독립적 실체라는 것, 아담이 창조와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는 존재가 되었을 뿐 아니라 하등 동물을 다스리도록 문화 명령을 부여받았다는 것, 또 아담이 언약의 머리였던 고로 그의 범죄가 인류 후손에게 원죄의 비극을 초래했다는 것, 로마서 5장이 예시하듯 첫 아담과 둘째 아담 사이에 대표자로서의 유비가 존재한다는 것 등 개혁 신학의 중요한 진리들이 왜곡되든지 폄하되든지 부인될 수 있다. 이처럼 유신진화론은 신학적으로도 커다란 위험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하겠다.

유신진화론은 이처럼 성경적․신학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수적 장로 교회(및 개혁 신학)의 입장에서는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2. 과학적/이론적 근거에 의한 반대

 

비록 우리가 유신진화론을 반대하는 궁극적 이유는 이 이론이 성경의 진리와 개혁 신학의 가르침에 위배되기 때문이지만, 부차적으로는 생물학적 진화론이 가진 이론적 문제점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생물학적 진화론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유신진화론에도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진화론이 지닌 과학적/이론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필자는 여러 가지 사항 가운데에서도 두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생물학적 진화론이 가진 가장 큰 이론적 문제점은 그 이론의 주장 내용과 실증적 자료 사이에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물론 화석의 증거에 관한 문제점이다.

화석은 과거에 일어난 생물학적 변화와 발전(혹은 사멸)을 보여 주는 숨김없는 기록이다. 그러므로 화석은 진화론을 입증할 유일의 확실한 증거가 된다. 문제는 그러한 화석의 기록이 진화론의 주장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모순처럼 작용하기도 한다는 데 있다.

만일 생물학적 진화론이 사실이라면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의 발전을 나타내는 전이적 생물체에 대한 화석이 발견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화석의 증거는 미미하기 짝이 없고 많은 경우 그저 공백으로 남아 있다.

또 화석의 증거가 보여 주는 바에 의하면 어떤 생물체들의 경우에는 (분명 더 나은 형태로 진화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 만 년 동안이나 아무런 변화를 나타내지 않은 채 동일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새롭고 복잡한 구조의 생물체들이 어떤 시기의 화석 기록에 매우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일이다. 가장 특이한 예가 소위 말하는 ‘캄브리아기 폭발’(Cambrian explosion)이다.

진화론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약 5억 7천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초기의 화석 담지(擔持) 퇴적암 안에서, 주요 해양 무척추 동물문(門)을 대표하는 모든 형태의 생물체들과 후손을 남기지 않은 다양한 다른 문들의 생물체들이 발견된 것이다. 화석의 증거만으로는 이토록 잘 발달된 무척추동물들이 어디서 유래하게 되었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진화론자들의 딱한 실정이다.

화석 증거의 불일치와 관련하여 생물학계 내에 매우 의미 심장한 사건은 1972년 엘드리지(Niles Eldridge, 1943~)와 굴드(Stephen Jay Gould, 1941-2002)가 ‘계통적 점진주의에 대한 대안, 단속 평형설’(Punctuated Equilibria, an Alternative to Phyletic Gradualism)이라는 제하의 논문을 발표한 일이었다.

단속 평형설(punctuated equilibrium theory)은 종의 분화를 설명함에 있어 다윈식의 점진적 변화 이론에 반기를 든다. 이는 새로운 종들이 신속히 발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전통적 이론에 수정을 가한 것이다. 즉, 종속 집단이 그 종의 주류 집단과 지리적으로 격리된 채 장시간이 흐르면 얼마 동안 평형 상태(equilibrium)에 도달해 이 상태를 유지하다가, 조건이 맞으면 돌발적으로 종의 분화가 일어난다는 식의 설명을 시도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전이적 형태는 지질학적 시간에서 한 순간에만 나타나고, 단지 오래 존속하는 지배적인 종들만이 화석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전통적 진화론의 입장, 곧 다윈식의 점진주의(Darwinian gradualism)와 상당한 이론적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화적 변화의 주된 방식이 무엇인가와 관련하여 진화론자들 사이에 첨예한 의견 대립을 유발했다.

단속 평형설이 등장하여 전통적 진화 이론에 수정을 가한 것은 그 정도로 화석 증거의 불일치가 생물학적 진화론에 타격을 주고 있었다는 증거인 것이다.

둘째, 대진화에 대한 증거 확보의 어려움은 생물학적 진화론의 목표인 바 공통 조상으로(common ancestry)부터의 계통 발생(phylogeny) 수립 노력을 거의 무위로 만든다.

오늘날 진화론자들은 생물계의 다양성을 공통 조상으로부터의 발전과 변화로 설명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꿈꾸는 이상이자 학문적 노력을 종종 ‘계통수’(phylogenetic tree of life)로 예시하곤 한다. 그러므로 계통수를 구성하는 ‘가지’와 ‘결절’(node)을 정확히 표시하면 할수록 생물학적 진화론은 과학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요, 그러한 표시가 불투명하고 모호하면 할수록 단지 하나의 ‘이론’ 차원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까지의 현황을 보건대 그 전망은 매우 어두운 채로 남아 있다. 특히 한 생물체와 다른 생물체의 진화적 선후 관계를 이어주는 ‘결절’ 생물체들의 존재가 쉽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이미 생물학적 상식으로 되어 있는 ‘소진화’(microevolution)와 ‘대진화’(macroevolution)의 개념을 도입하고자 한다. 소진화는 보통 종의 분화 과정에 수반되는 작은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주로 종 내부 혹은 집단 내부의 유전적 변이와 연관이 된다.

이 변화들은 지질학적 연대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짧은 기간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사실적 주장과 이를 위한 검증이나 증명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창조론자들까지도 기꺼이 인정하는 바이다. 따라서 생물학적 진화론이 만일 소진화의 범위에 머무르기만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진화론에 대해서 하등의 반론을 제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진화론의 이론은 대진화의 메커니즘까지도 포함하고 있고, 오히려 이것이 훨씬 더 핵심적인 주장점으로 되어 있다. 대진화는 ‘종’ 수준 이상의 진화를 말하는데, 진화론자들은 이 방면에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모든 자원들을 총동원한 가운데 공통 가계의 경로를 추적하고 재구성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실 계통수의 요체는 이렇듯 대진화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대진화가 아무리 ‘관찰과 비교’ 작업을 성실히 한다 할지라도 소진화에서의 고찰과는 달리 온전히 ‘과학적이지 않은’ 탐구 방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대진화가 현재의 입수 가능한 자료로부터 과거의 사태를 소급적으로 추론해야 하는 통시적(通時的) 성격의 작업이기 때문에도 그렇고, 또 매우 불충분한 자료를 기초로 하여 연구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도 그렇다. 이처럼 전반적 작업이 과학적으로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진화론의 숙명적 생리이다.

그리하여 1800년 대 생물학자들에게 문제가 되었던 사안들은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존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목(目)의 새들은 서로 간에 어떤 방식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가?” “원생 동물류(protozoan groups) 가운데 어떤 것이 후생 동물(metazoans)의 기원이 되었을까?” “어떻게 상이한 무척추 동물문들이 상호 관련을 맺고 있는가?” 등의 의문이 그러하다.

여기에서 한 가지 확실한 바는 계통학적 분류의 낮은 수준으로 내려올수록 공통 조상을 추론하는 것이 쉽지만, 그 이상의 수준으로 올라가면 전혀 사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강’(綱, class)이나 ‘문’(門, phylum) 같이 커다란 분류 범주 사이를 연관시키고 이로써 계통학적 재구성 작업을 시도하는 일은 자연 과학의 표준적 작업 - 반복된 실험과 검증에 의해 이론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일 - 성격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진화론자들이 과거에 비해서 생물학적 진화론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훨씬 더 많이 확보되었다고 주장하고, 또 대다수의 진화론자들은 자기들의 학설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사실’이라고까지 말하곤 하지만 대진화의 이론이 아직도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어 있지 않다는 목하의 현실과 공통 조상으로부터의 계통 발생 수립의 전망이 그저 ‘헛된 희망’(wishful thinking)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감안할 때 생물학적 진화론의 학문적 위상은 아직도 의문 투성이라고 밖에 판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이렇게 불안정하고 전망이 흐린 생물학적 진화론을 핵심적 지지 이론으로 채택한 유신진화론에 대해서도 역시 의심과 비판의 눈초리를 감추기가 힘들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유신진화론이 전 세대에 비해 훨씬 더 많이 그리스도인의 주목을 끌고 각광을 받는다고 해서 이에 동조하는 것은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모든 교훈의 풍조에 요동하는”(엡 4:14) 치졸한 모습이다.

오히려 우리는 성경의 진리와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에 입각한 바른 신학의 기치를 높이 듦으로써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해야”(고후 10:5)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