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장로교회

사건과 사실들 너머에 있는 진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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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사실들 너머에 있는 진실

소박한 나그네 2022. 3. 10. 12:08

요즘 사회상과 교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발전'에 대한 본질을 고민해 봅니다. 한 사회든, 교회든 과연 발전해 간다는 것은 어쩌면 극단적으로 말하면 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
  
발전적 사고는 가깝게는 18세기 진화론적 사고 방식에 기인하는 것인데, 이전보다는 다음이 더 발전되고 더 낫다는 것이 진화론적 사고의 핵심인데. 기술이나 기계문명과 같은 것들에는 이런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문화라든지, 사회사상이나 보편적 가치와 기준들, 인간 삶의 본질. 신앙의 본질 등 이런 것들에 과연 발전 개념이 타당한 것인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지나 가는 것이고 때로는 굽어지고  되돌아오고 어떤 마지막에 도달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니겠는가? 물론 신앙인에게는 그 마지막이란 재림 때의 종말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의 의식구조에 발전 개념을 차용하게 되면 모순되고 혼돈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진화론의 학문적 기반 중에는 자연선택설이나 적자생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돌연변이가 최대의 변인 중 하나인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여기서 돌연변이는 인간이 풀 수 없는 여전히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부분입니다.

이 처럼 인간의 사회상이나 지상교회의 일들 속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사건과 사실들 너머에 감춰진 하나님의 진실이 있으며 오묘하신 섭리가 있음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겨울이 되면 나무가 잎사귀를 모두 떨굽니다. 계속 남아있다면 나무가 얼어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잎을 다 떨굼으로써 죽은 것처럼 추운 겨울을 지납니다. 나무가 살아남는 지혜입니다. 그러다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 잎을 냅니다. 

혹독한 핍박의 시대는 그 시대대로, 성공과 물질주의 시대에는 그 시대대로, 불신앙과 미신의 시대에는 또 어떻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돌보실지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잘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밖에는 봄이 왔지만 안에는 아직 봄이 멀어 보입니다.